갑상선이 안 좋아지면 왜 소화가 먼저 무너질까? (그리고 그 반대도)
“TSH는 정상이라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죠?”
“약은 먹는데 변비가 더 심해졌어요.”
“부종, 브레인포그, 속 더부룩함이 같이 와요.”
이 조합이 보이면 저는 갑상선만 보지 않습니다.
갑상선 + 장(소화) 축을 같이 봐야 답이 나오는 케이스가 정말 많거든요.
오늘은 “갑상선-장 축”을 진료실에서 쓰는 방식 그대로 정리해볼게요.
(결론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약만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1) 갑상선이 장을 망가뜨리는 방식
갑상선 호르몬은 단순히 “대사 속도”만 조절하는 게 아니고,
소화 시스템 전체의 리듬을 잡습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흔히 이렇게 갑니다.
•
위산↓ → 단백질 소화/살균력↓ → 더부룩함, 트림, 소화불량
•
담즙 흐름↓ → 지방 소화/흡수↓ → 변 상태 변화, 미끌거림, 가스
•
장 운동(연동)↓ → 변비/정체 → 장내 발효↑ → 복부팽만
•
결과적으로 영양 흡수↓ → (철/아연/셀레늄/B군 등) 결핍 → 갑상선 더 흔들림
즉,
갑상선이 떨어지면 장이 느려지고,
장이 느려지면 영양이 안 들어오고,
영양이 안 들어오면 갑상선이 더 떨어지는…
이 악순환이 만들어집니다.
2) 장이 갑상선을 망가뜨리는 방식
반대로 장이 먼저 무너지면 갑상선이 흔들립니다.
제가 임상에서 제일 많이 보는 루트는 이거예요.
① “전환” 문제: T4 → T3가 잘 안 된다
혈액검사에서 TSH/T4는 그럴듯한데 T3가 낮거나,
몸이 기능저하처럼 느끼는 분들 있죠.
그런 분들 중 꽤 많은 비율이 장-염증-스트레스가 깔려 있습니다.
② “면역” 문제: 자가면역(하시모토)와 장
하시모토는 갑상선 자체 문제라기보다 면역 시스템의 방향 문제입니다.
면역은 장과 밀접하고, 장이 무너지면 면역도 예민해지기 쉬워요.
③ “과증식” 문제: SIBO/장내 불균형
장내 불균형이 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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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이 올라가고
•
흡수가 더 떨어지고
•
변비/설사로 리듬이 더 망가지고
결국 갑상선도 같이 흔들립니다.
3) “갑상선-장 축”이 의심되는 전형적인 신호
아래 조합 중 2~3개 이상이면, 저는 장을 반드시 같이 봅니다.
•
갑상선 증상 + 변비/복부팽만/가스/속 더부룩함
•
식후 피로, 브레인포그, 멍함
•
갑상선 약을 먹어도 “뭔가 한 끗이 안 맞는 느낌”
•
갑상선 기능저하 + 담낭/담석/지방간 쪽 이슈
•
하시모토 + 음식 반응(특히 특정 탄수/유제품/밀가루 등)
4) 전략은 간단합니다
“갑상선만”이 아니라 “장-담즙-리듬”을 같이 살린다
제가 자주 쓰는 큰 틀은 이렇습니다.
(1) 먼저 “정체”를 푼다: 변비/담즙/위산
장에 정체가 있으면 어떤 치료도 잘 안 먹힙니다.
•
변비가 있으면 → 배출부터 잡고
•
지방 소화가 안 되면 → 담즙 흐름을 점검하고
•
식후 더부룩/트림이 심하면 → 위산/소화효소 쪽을 평가합니다.
여기서 포인트:
억지로 유산균만 넣는다고 해결 안 됩니다.
막힌 배수구에 물만 붓는 꼴이 되기 쉬워요.
(2) 염증과 자극을 줄인다: “내 장이 싫어하는 것”을 빼기
사람마다 다르지만, 흔히 문제가 되는 건
•
꿀, 우유, 각종 액상과당, 시럽들
(밀 자체는 문제가 안됩니다. 밀에 들어간 이런 부수재료들이 문제)
•
유제품
•
액상과당
•
과도한 생채소/스무디/발효식품(특히 예민한 장)
저는 보통 기간을 정해서(예: 6~8주) 정리하고,
몸 반응을 보고 패턴을 확인합니다.
패턴이 확실하면 최소 6개월~1년 엄격히 유지하고,
가능한 평생의 건강식단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권고합니다.
(3) 마지막으로 “채우기”: 영양과 생활 리듬
갑상선-장 축에서 중요한 미세영양소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철, 아연, 셀레늄, 비타민 D, 비타민 A, B군 등)
근데 이건 “영양제 더 먹자”로 단순 해결되지 않습니다.
흡수되는 장을 만들어야 채워집니다.
그리고 절대 빠지면 안 되는 3개:
•
수면
•
스트레스(코르티솔)
•
일상 활동량(걷기, 가벼운 근력/회복 운동)
5) 식단 결론: 장이 편한 식단이 갑상선에도 최적
여기서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장이 예민하고 갑상선이 흔들리는 사람에게
“이상적인 식단”보다 중요한 건
‘덜 자극적이고, 예측 가능한 식단’이다.
그래서 저는 갑상선-장 축을 다룰 때
식단을 카니라이스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니라이스의 핵심(갑상선-장 버전)
•
중심: 소화 부담이 낮은 동물성 단백질(고기/계란 등, 개인 반응에 따라 조절)
•
지방: 과하지 않게, 담즙/변 상태 보면서 조절
•
탄수: “0”으로 몰지 않고 쌀/전분을 전략적으로
◦
이유: 갑상선은 “에너지 절약 모드”로 쉽게 꺼질 수 있어서,
어떤 분들에겐 탄수 하한선 유지가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
채소/섬유질: “많이”가 아니라 내 장이 감당 가능한 형태로
◦
버섯, 무, 당근 정도에서 완전 익힘 중심
(과일/채소 폭탄, 생채소 과다, 발효 과다로 장이 더 흔들리는 분들 많아요)
한 줄로 정리
•
장 안정 → 흡수 회복 → 전환( T4→T3 ) 환경 개선 → 갑상선 증상 완화
이 흐름을 만들기 위해, 식단은 카니라이스가 실전에서 강력합니다.
6) 이원장이 실제로 권하는 “우선순위 3단계”
1.
변비/정체부터: 배출이 막히면 아무것도 안 풀립니다.
2.
자극원 정리: 유제품/액상과당/가공 + 과도한 발효/생식(케이스 따라)
3.
카니라이스로 안정화: 예측 가능한 식단 + 리듬(수면/스트레스/걷기)
내 갑상선 문제가 “장”과 연결된 패턴인지 먼저 체크해보세요
갑상선 증상이 있는데
•
변비/복부팽만/가스가 같이 있고
•
식후 멍함/피로가 심하고
•
약을 먹어도 한 끗이 남는 느낌이라면
갑상선-장 축으로 접근해야 해결이 빨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