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소개
이훈희 원장님의 기능의학
🍚

저탄수식단 급히 진행하면 갑상선이 먼저 무너진다

저탄수(Low-Carb), 케토.
살 빠지고 혈당 안정되는 사람 분명 많아요.
근데 현실은요.
“저탄수 시작했는데 더 피곤해요.”
“손발이 차가워졌어요.”
“변비, 탈모, 생리 흔들림이 생겼어요.”
“잠이 더 깨고, 가슴도 두근거려요.”
이건 저탄수가 나쁘다가 아니라
대부분 ‘너무 빨리’ 들어가서 몸이 방어모드로 들어간 케이스가 많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가 강조하는 포인트:
저탄수는 ‘지방연소 모드’를 켜는 게 아니라
어떤 몸에선 ‘동면 모드’를 켜버릴 수 있다.

저탄수의 함정: 지방연소가 아니라 “절전(동면) 모드”로 해석되는 몸

탄수화물을 확 줄이면 몸은 두 가지로 반응합니다.
1.
“오케이, 지방을 메인 연료로 바꿔볼게” (적응이 빠른 몸)
2.
“어? 연료 끊겼네? 그럼 대사부터 낮추자” (갑상선이 예민한 몸)
2번이 바로 문제예요.
이때 나타나는 변화가 매우 전형적입니다.
기운 쭉 꺼짐
체온 떨어지고 냉증 심해짐
머리 멍함(브레인포그)
변비
탈모
불면/새벽각성
이유 없는 불안/심박 증가
체중이 안 빠지거나 오히려 붓는 느낌
이때 많은 분들이 “케토 적응기라 그런가?” 하고 더 밀어붙이는데,
저는 이걸 적응기라고만 보지 않아요.
이건 몸이 보내는 말이거든요.
“나 지금 절전 들어갔어.
너 그 속도 못 버텨.”

갑상선 관점에서 보면 더 단순해진다:

T3(가속) vs rT3(브레이크)

저탄수를 급격히 하면, 몸은 대사를 아끼려고
가속 페달(T3) 대신 브레이크(rT3) 쪽으로 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검사 수치가 완전히 망가지지 않아도,
몸은 기능저하처럼 반응할 수 있어요.
이 구간에서 제일 흔한 상황이 이거죠.
“검사는 정상인데요…
저는 정상 같지가 않아요.”
딱 “저탄수 실패 구간”입니다.

탄수 0이 아니라, “갑상선이 버티는 하한선”을 찾는 방식

저는 식단을 단순히 “저탄수 vs 고탄수”로 보지 않습니다.
갑상선 문제가 있는 사람은 특히 더 그래요.
제가 많이 쓰는 전략은 카니라이스입니다.
기본은 동물성 단백질 + 포화지방 중심 (소화 부담 줄이고, 혈당 롤러코스터 줄이기)
여기에 쌀/전분을 ‘필요한 만큼’ 붙인다 (갑상선/수면/스트레스 축을 살리기)
즉,
대사에 불을 붙이려고 케토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갑상선을 살려서 “대사가 꺼지지 않게” 만드는 쪽.
카니라이스 관점에서 탄수는 “살찌는 적”이 아니라
대사를 유지하기 위한 레버(조절 장치)에 가깝습니다.

카니라이스가 특히 유리한 케이스

이런 분들은 “탄수 0”보다 카니라이스가 훨씬 낫습니다.
원래 갑상선 기능저하/Hashimoto가 있거나 경계선인 분
저탄수 시작하면 냉증·탈모·변비·브레인포그가 올라오는 분
스트레스/수면이 이미 깨져 있는 분
저혈당 느낌(식은땀, 손떨림, 밤에 깨서 뭔가 먹고 싶음)이 있는 분
운동을 하는데 저탄수에서 퍼포먼스/회복이 확 떨어지는 분
이런 몸에 “탄수 0”을 오래 유지하면
대사 효율이 좋아지기보다 대사 자체가 꺼지는 경우가 많아요.

실전: 카니라이스로 “저탄수 바로 중단(Cold Turkey)” 없이 들어가는 방법

1) 탄수는 ‘빵/과자/설탕’이 아니라 ‘백미/감자/고구마’로

카니라이스는 탄수를 쓰더라도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탄수로 갑니다.
심지어 SIBO를 유발하지도 않아요.
흰쌀밥
잘 익힌 감자/고구마

2) 탄수는 ‘단독’이 아니라 ‘고기/지방과 같이’

탄수를 먹더라도
단백질/지방과 붙이면 혈당 출렁임이 훨씬 줄어요.

3) 탄수 타이밍은 보통 “저녁 소량”이 힌트가 된다

특히 이런 분들:
밤에 자주 깨는 사람
새벽 각성 + 심박 + 불안
아침에 멍하고 피곤한 사람
이 경우는 “의지 문제”가 아니라
밤 사이 저혈당/코르티솔 패턴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저녁에 소량의 밥/전분이 오히려 수면을 살리는 트리거가 되기도 합니다.

4) 탄수 양은 “정답”이 아니라 “내 몸의 하한선”이다

카니라이스에서 탄수는
많이 먹는 게 목표가 아니고,
대사가 꺼지지 않을 최소치를 찾는 게 목표예요.
냉증이 줄고
변비가 풀리고
잠이 덜 깨고
브레인포그가 옅어지고
운동 회복이 좋아지고
생리/호르몬이 안정되는 방향
이면, 그게 지금 내 몸에 맞는 하한선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 저탄수의 핵심은 “탄수 0”이 아니라 “대사 유지”다

저탄수는 도구입니다.
근데 갑상선이 예민한 몸에선,
도구를 너무 강하게 쓰면 몸이 꺼져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탄수는 적이 아니다.
내 갑상선을 살리는 범위 안에서,
필요할 땐 써야 한다.

내 갑상선 상태부터 체크하세요

저탄수 들어가자마자
피로·냉증·탈모·변비·브레인포그·불면이 올라온다면
그건 “적응”이 아니라 갑상선/스트레스 축 과부하 신호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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