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소개
이훈희 원장님의 기능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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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섬유낭종 유방섬유선종 유방혹 있다면 에스트로겐 우세 검사 고려

유방혹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특히 유방섬유선종, 유방섬유낭종은 악성 질환은 아니지만 한번 진단되면 폐경을 하지 않은 이상에야 자연적으로 퇴축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방 검진 때마다 사이즈의 성장이나 새로운 게 발견되지 않았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2~30대에 유난히 많은 유방 섬유선종, 섬유낭종 등이 관찰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20대에는 섬유선종(fibroadenoma)이 많고, 30대 이후부터는 섬유낭종(fibrocystic breast change/disease)이 두드러지는데 이 모두 에스트로겐 우세와 관련이 높습니다.
유방의 정상적인 조직 모식도입니다.
모유를 분비하는 선세포가 옹기종기 모여있고 관을 통해 모유를 전달하는 통로가 있습니다. 이런 단위를 acinus라 하고(좌상)
많은 acinus가 하나의 꽈리를 이루는 형태를 lobule이라 하는데, 로뷸과 관까지를 하나의 기능단위(TDLU)로 봅니다. 로뷸 안에 기질들이 차 있고(우상)
또 이런 로뷸 사이사이에 기질이 차 있는 형태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선세포나 기질세포 모두 에스트로겐에 민감한 조직들이기 때문에 에스트로겐 우세 환경에서 기질의 성장 및 유방조직의 성장 부종 퇴화 등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낭종과 결절 등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30대 이후부터는 로뷸 내의 acinus 세포들이 다른 세포로 바뀌어 버리면서 acinus가 확장되는데 이때 유방낭종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유방섬유선종, 유방섬유낭종 등이 많아지는 이유

높은 에스트로겐과 에스트로겐 우세

유방의 섬유낭종/섬유선종 변화와 에스트로겐의 연관성은 연구에서 자주 논의되지만, 항상 에스트로겐이 높아서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프로게스테론 저하도 중요합니다.
섬유낭성 유방과 호르몬을 함께 고려할 때 가장 흔히 연관되는 두 가지 패턴은
에스트로겐이 높은 경우와
프로게스테론 대 에스트로겐 비율이 낮은 경우입니다.
프로게스테론이 낮으면 상대적 에스트로겐 우세 상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0대 중반부터 에스트로겐 우세가 가속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때 중요한 요인이 바로 프로게스테론 저하가 됩니다.

에스트로겐 대사

바른 에스트로겐 대사도 중요합니다. 1상 에스트로겐 대사 산물 중 16OH-E1이 높을수록 섬유선종과 섬유낭종성 변화에 연관이 있습니다. 16OH-E1은 증식성 에스트로겐으로, 여러 면에서 에스트로겐 우세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프로락틴도 중요한데, 프로락틴은 유방 발달과 수유에 중요한 호르몬으로, 수치가 높으면 일부 조직 변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수유 중에는 높게 유지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신장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으로 다른 시기에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되며, 섬유낭성 유방의 호르몬성 원인을 평가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유전적 요인

또 하나의 가능성은 유전입니다. 가족 중 섬유낭성 유방이 있는 경우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전은 앞서 언급한 에스트로겐 대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6OH-E1을 생성하는 효소 CYP3A4는 개인의 유전에 따라 발현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및 환경 요인

유전과 호르몬만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요즘 진료실에서 체감하는 건, 생활습관과 환경적인 에스트로겐 부담이 상당히 크다는 점입니다.
체지방 & 인슐린 저항성
지방조직은 단순 저장창고가 아니라, 아로마타아제(aromatase) 를 통해 안드로겐을 에스트로겐으로 전환합니다.
체지방률이 높고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 말 그대로 몸이 “에스트로겐 공장”처럼 작동할 수 있습니다.
환경성 에스트로겐(제노에스트로겐)
일부 플라스틱(비스페놀 A 등), 살충제, 일부 화장품 성분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붙어 비슷한 신호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끓는 음식·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오래 두지 않기,
불필요한 방향제·살충제 줄이기 등으로 부담을 줄여볼 수 있습니다.
간 해독 능력과 장(腸)
에스트로겐은 간에서 1상·2상 대사를 거쳐, 담즙을 타고 장으로 내려간 뒤 대변으로 배출됩니다.
변비가 심하거나, 장내 세균 불균형으로 β-glucuronidase 활성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한 번 포장해서 내보내려던 에스트로겐이 다시 재흡수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엔테로호르몬 순환).
이 과정이 반복되면 혈중 에스트로겐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우세, 언제 검사를 고려할까?

유방섬유선종·섬유낭종이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래와 같은 특징이 겹친다면 한 번쯤 “에스트로겐 우세”와 관련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유방에서
양성으로 진단된 섬유낭종/섬유선종이 다발성으로 반복해서 생기는 경우
월경 전 가슴통, 붓기, 멍울 느낌이 심한 경우
전신적으로
월경과다, 월경주기 짧아짐(예: 21일 이내), 심한 생리통
월경 전 부종, 두통, 편두통, 기분 기복, 불면 등 PMS 증상이 심한 경우
체중 증가, 특히 하복부·엉덩이 쪽 지방이 잘 찌는 패턴
병력상
가족력 상 유방질환(양성·악성 포함)이 많은 경우
반복 유산, 불임,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 여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같이 있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악성 아니니 1년에 한 번 초음파만 보자”에서 끝내지 말고
호르몬·대사 상태 자체를 한 번 짚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포함해야 하는 기본 혈액 호르몬 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Estradiol(E2), Progesterone
LH, FSH
Prolactin(프로락틴) – 유방조직 변화와 연관 가능성이 있고, 스트레스, 갑상선 기능저하, 신장 질환 등으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dutchtest.com
TSH, Free T4 (필요 시 Free T3 포함) – 갑상선 기능저하 여부 평가
간 기능, 공복 혈당·인슐린, 지질 등 기본 대사 패널
검사 시점(배란 전/후, 주기상 어느 날 채혈했는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므로,
생리 주기와 증상 패턴을 함께 보면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리 방향 – “혹을 없앤다”보다, “환경을 바꾼다”에 초점

유방섬유선종, 섬유낭종이 있다고 해서
당장 암으로 진행한다거나,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부분은 양성 병변이고, 정기적인 영상 추적을 하면서
동시에 에스트로겐 우세 환경을 완화하는 쪽으로 몸 전체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체중·혈당·인슐린 관리

과도한 체지방과 인슐린 저항성은 에스트로겐 우세와 밀접하게 얽혀 있습니다.
빠른 다이어트보다는,
규칙적인 식사,
고혈당·고인슐린 스파이크를 줄이는 식단(단, 지나친 저탄·극저탄 식단은 피하고),
주당 3–4회 정도의 유산소+근력 운동
으로 장기적인 대사 개선을 목표로 하는 편이 좋습니다.

간·장 해독 루트 열어주기

충분한 수분과 지방
현미·통곡물보다는 개인 소화 상태에 맞는 정도의 탄수화물(백미, 감자/고구마 등의 전분 위주)
브로콜리·양배추·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는 에스트로겐 대사 경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SIBO를 조장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변비가 있다면, 장내 환경과 배변 패턴을 함께 교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량의 섬유질이 아닌, 양질의 지방이 포함된 충분한 양의 식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카페인·알코올·흡연 조정

카페인이 유방통과 섬유낭성 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어, 증상이 심한 경우 일정 기간 줄여보는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알코올은 적은 양이라도 에스트로겐 수치를 올리거나, 간의 에스트로겐 대사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어,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프로락틴과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르몬입니다.
수면 부족·만성 스트레스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균형을 깨고,
유방 통증·부종·멍울 느낌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주 거창한 명상보다,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루틴,
가벼운 스트레칭·호흡연습 정도만으로도 몸의 “기본 긴장도”를 내려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피임약·호르몬제 사용 시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 치료는 경우에 따라 유방통·섬유낭성 변화를 더 두드러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필요해서 사용 중이라면,
단순히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지 말고
증상 변화와 영상 결과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처방한 의사와 용량·제형 조정 여부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유방에 혹이 있다”는 말 뒤에 숨어 있는 것들

유방섬유선종, 섬유낭종, 유방 혹이라는 말은
대부분 “악성은 아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들으셨을 겁니다.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 보면,
이 병명들은 단순히 “혹의 이름”이 아니라
“지금 내 몸의 에스트로겐 환경과 대사가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표지(marker) 로도 볼 수 있습니다.
가족력
호르몬 패턴
에스트로겐 대사
유전적 경향
생활습관과 환경 노출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한 번 정리해보는 계기로 삼으면,
앞으로의 10년, 20년 동안의 유방 건강뿐 아니라 전반적인 여성호르몬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